배우자 감에 있어 가정 환경이 중요한 이유 by 올비

며느리 전성시대

우리집 거실 TV 채널 선택권은 열에 아홉은 엄마님이 갖고 있다.
근데 엄마님께서 요즘 보시는 주말드라마는 딱히 정해져있지 않다.
내키는대로 어느 날은 K본부, 어느 날은 M본부의 드라마를 선택하시곤 한다.

어제와 오늘은 왠일로 연이어 K본부 것을 선택하셨다.
K본부에서 하는 드라마 제목이 '며느리 전성시대' 인데,
여주인공인 미진의 호된 시집살이가 이번주 주 내용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평소엔 미진이가 넘 찡찡대고, 억지 부리고,
결정적으로 무개념을 귀여움으로 아는 듯 하여(초반을 본 사람은 뭔 소린지 알 것임)
영~~~ 별로였는데...
이번주 미진이의 절규는 하나하나 공감이 갔다.

전업주부도 아닌, 엄연히 직장이 있는 미진이가
왜 퇴근만 하면 족발집 일을 해야하는지
똑같이 회사 나갔다 온 남편 복수는 힘들었다며 집에서 푹 쉬는데...
또한 주말에 회사에 나가야 할 상황인데
왜 족발집에 붙들려 회사도 못가고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지...

어제 방영분에서 특근하고 온 남편을 붙들고 대성통곡하는 게 정말 짠했다.
내가 회사를 다니는 입장이라 그런지 더더욱 공감이 갔고...
(물론 난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비슷한 입장으로서의 공감이랄까)

단순히 남편 복수를 사랑했기에 주변 만류 다 뿌리치고
순순히 족발집 며느리가 된 댓가라기엔 너무 잔혹하고 가혹하단 느낌.

더불어 아내 미진에게 미안하면서도 어머니한테도 차마 뭐라 말 못하고
중간에서 어찌해야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남편 복수도
똑같이 불쌍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이오공감에서 본 어떤 글

참 재미있고 화목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장차 갖고 싶은 가정상이기도 하고.

우리집은 저런 가정과 거리가 멀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던 엄격한 집에서 자란 엄마님은 살뜰한 애정표현을 못하셨고
본인은 부정하시지만 분명 가부장적인 아빠님은 내외를 분명히 하곤 하셨다.

그래서 난 저런 가정이 있을거라곤 꿈에도 상상 못했다.
애교도 별로 없고 감정 표현도 잘 못하던 과거의 내 성격은 그에 기인한다.

근데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사랑이 넘치는, 결혼하고 20여년이 지나서도 부부간에 사랑을 말하는
그런 가정을 몇 년 전에 알게 되었다.

자녀들 앞에서도 자연스레 뽀뽀를 하시고
길을 걸을때 손을 잡고 걸어다니시고
결혼기념일에 장미 꽃다발을 사다주시고
수시로 사랑한다 말하는 그런 부부가 있는 가정 말이다.

그 가정은 바로 앙앙군네 집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라난 앙앙군은 자연스레 나를 그런 분위기가 익숙해지도록 했고...
어느새 내 어딘가 잠자고 있던 애교본능(-ㅅ-)을 일깨워주었다

또한 부모님 이야기를 듣고, 앙앙군이 하는 행동 등을 보면서
그런 가정에서 자라난 남자라면 나와 미래를 같이 해도 좋으리란 생각을 했다.

누군가 나에게 왜 오랫동안 앙앙군과 사귀냐고 하면 세 가지 이야기를 한다.

첫째. 변함없이 나만을 사랑해주었고
둘째. 비전이 있는 사람이고
마지막. 집안이 좋아서

이렇게 이야기 하면 대다수는 '집안이 좋아서'를 물질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뭐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내 알 바는 아니지만...
진정한 내 속뜻은 집안 '분위기'가 좋아서인 것이다.
그런 사랑이 넘치는 집에서 자라난 사람이라면 자신이 보고 들으며 자란대로
나에게 그렇게 해줄거라 믿기 때문이다.

왜 그런말 있지 않는가.
폭력적인 집안에서 자란 사람은 훗날 결혼해서도 똑같이 폭력을 행사하고
바람피던 집안에서 자란 사람은 훗날 결혼해서도 똑같이 바람을 핀다고.

그만큼 가정환경은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거고, 없다가도 있는것이지만
자라온 환경, 특정인에게 박힌 가치관 같은 것은 변할 수 없는거니까.

근데 쓰고보니 살짝 염장성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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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탄미 2007/10/21 22:12 # 답글

    핑백 보고 달려왔어요~ 올비님 글 너무 예쁘게 쓰시고 -//-
    저희 역시 파란만장한 삶이었지만 그래도 아빠가 작가신 덕분에
    가족들 전부 범상치 않은(?) 유머감각 키우면서 20년을 살아온 거 같구요
    이상적인 가정상 백만번 공감하면서 덧글 남깁니다 히히 ^//^
  • 행복을향해 2007/10/22 08:39 # 답글

    가치관 대목.. 정말 공감해요.
    애인님의 가정환경까지 파악하신 올비님의 안목에 박수를~~
    저드라마..저와 엄니도 즐겨보는데... 지난주는 노느라; 못봤군요.
  • 올비 2007/10/22 08:51 # 답글

    유탄미님// 어멋 원글님께서 친히 와주시다니 감사합니다 ^^
    정말 부러운 가족이예요 ;ㅅ; 앞으로 늘 행복하세요!

    행복님// 뭐, 첨부터 가정환경 그렇게 보던건 아니었구요;;
    앙앙군을 통해 변해가던 제 모습을 되새겨보다가 저런 생각이 들었지요 ^^
    행복님도 어여 좋은 짝 만나셔야 할텐데요~
  • 메르츠키엘 2007/10/22 16:49 # 답글

    저희집은... ...무섭습니다. 여러의미에서...
    http://merchkiel.egloos.com/3397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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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올비 2007/10/23 07:51 # 답글

    메르츠키엘님// ㅋㅋ 무서운 게 아니라 염장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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